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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의 출발점은 한 국가의 구성원을 넘어 77억 인류의 구성원이라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에요.

저 또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노력했던 부분이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와 공감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세계시민> 창간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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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견을 극복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국제무대 진출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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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견을 극복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국제무대 진출의 시작점


인터뷰 구삼열 전 유니세프 총재고문



구삼열 선생은 1993년에 유엔에 진출한 '우리나라 유엔 진출 1세대'라 불린다.

유니세프 총재고문을 역임한 것을 비롯하여 40년 이상 국제인으로 살아온 만큼,

국제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국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경험담과 조언을 전했다.

더불어 국내에서 국가브랜드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그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와 문화 편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국제기구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학창 시절부터 외교관이 되고 싶어서 신문을 보면서 여러 국제 이슈를 통해 영어를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대학 졸업 후에는 코리아헤럴드(The Korea Herald)에 입사해 외교부에 출입 기자로 취재하러 다니는 일을 했는데, 직접 현장에 가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제 성격과 잘 맞고 재밌었죠. 그래서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언론대학원을 졸업한 뒤 AP 통신사에 입사해 유럽 특파원으로 로마에서 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죠.

돌이켜 보면, 취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어요. 1981~82년에는 레바논 전쟁을 취재하러 갔었는데, 매일 전쟁에 대한 기사를 읽고 쓰다 보니 하나의 사건도 여러 각도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특히 당시 교황이셨던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분열을 강조하고 유도하는 내용의 취재는 곤란하다’며 ‘세계가 하나가 되는 방향’으로 기사를 써 달라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그 말씀이 마음에 깊게 와 닿아서, ‘이렇게 취재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한 명의 관찰자로 사건을 바라보기 보다는 직접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는 열정도 생겼고요.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기자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거예요. (웃음)

그러던 중, 뉴욕에서 유니세프 총재님을 우연한 기회로 뵙게 되었고, 아동 복지를 위해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해 주셨어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그 당시 어린이들의 권익을 위한 일은 각국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 있었거든요. 믿지 못하시겠지만 처음에는 그 제안을 거절했어요. 이틀 뒤 마음을 바꿔 결국은 그 길을 걷고자 했고, 그렇게 유엔에 발을 들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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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특파원 시절 미국 항공모함 훈련 취재를 위해 동료 기자와 함께 리비아를 방문하였다.


그 이후 유엔에 대한 인식이 변한 점이 있다면요.

사실 제가 기자로 유엔을 취재하던 때에는 유엔에 대해 비판적이었어요. 피상적으로 봤을 때에는 모든 국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할 줄 알았고, 그러한 수많은 일을 다 해내지 못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유엔 본부의 구성원으로서 일을 시작한 후에 그 인식이 바뀌었어요. 평화, 환경, 인권 등 다루어야 하는 일들이 매우 많고, 눈에 띄진 않아도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내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의 존재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국제기구, 특히 그 중에서도 유엔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은 국제 공무원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국제적 중립을 지키는 태도가 중요해요. 저 또한 유엔 조직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거나 대한민국의 입장을 대변한 적이 없었어요. 탄자니아 국적의 직원, 칠레 국적의 직원, 대한민국의 직원, 국적에 무관하게 모두가 동일한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함께 근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무하시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사회인이 되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사건이 있었네요. 그 중에서도 제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언어 장벽도, 생소한 외국 풍습도 아닌, 저 스스로가 가진 ‘문화적 편견(Cultural bias)’을 극복하는 것이었어요. 하나의 예로, 저 스스로 모든 문화적 차이에 상당히 단련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경험이 있네요. 제 비서 자리가 공석이 되어 면접을 진행했는데, 그중 프랑스 여성보다 네팔 여성에게 면접 시간을 더 적게 할애했던 제 자신에게 깜짝 놀랐지 뭐예요.

저는 모든 청년들이 ‘열린 문화 사고(Culture-Free Attitude)’를 가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문화를 가져도 같은 민족처럼 함께 할 수 있는 편안함이 생겨야 비로소 편견 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독교 신자인 제가 성경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유엔 헌장(UN Charter),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그리고 MDGs와 SDGs입니다. 세계시민이 되려면 위의 요소들을 하나의 보편적 가치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해요. 쉽게 말하자면, 일상에서 묻어 나오는 차별을 경계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우리가 일상에서 우리 국민과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거나, 같은 한국인을 재미교포와 재일교포로 분류하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타문화를 차등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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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조정관으로서(오른쪽) 유엔아동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의 채택을 위해 국제의회연맹(IPU, Inter-Parliamentary Union) 총회에 참석하였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1989)


국내 청소년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우선 본인이 국내 기관이 아닌 국제기구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이나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그 사명감을 기둥 삼아 근무의 보람을 찾고, 닥치는 어려움을 잘 극복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나의 미래 커리어와 가장 연관된 국제기구를 고르고, 나의 업무 성향과 맞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본부에서 일하며 숲을 볼지 세계 각지의 필드에서 나무를 볼지도 결정해야 하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어와 국제 상식, 다시 말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정말 필요해요. 만약 국제기구에서 근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원하는 근무 국가와 우리나라에만 관심을 국한하여서는 안 됩니다. 나라의 위치에 상관없이 동참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손을 들어줄 수 있는 태도 함양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청소년들에게 한 마디.

각 나라는 언어도, 문화도, 풍습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브랜드라고 봐도 틀릴 게 없습니다.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는데, 저는 지금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를 하나의 ‘구슬 목걸이’로 봤을 때,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국제 콩쿠르 우승이나 올림픽 유도 우승, 빌보드 차트 입성과 같은 구슬들은 한국의 아름다움, 문화의 우수성 등을 잘 알릴 진취적인 기회에 불과하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가진 수많은 구슬을 하나하나 꿰어 하나의 목걸이로 완성해 내야 해요. 끊어지지 않는 목걸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구슬을 잘 가공해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저는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매끄럽고 단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그리고 꾸준히 찾아보기를 바랍니다.



구삼열

현재 교육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for Education)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968년 AP 통신사 기자, 해외 특파원으로서 국제사회에 발을 디딘 이후 18년간 국제기구에서 근무하였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조정관, 유엔 공보국(UNDPI) 진흥섭외국장,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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